[기고] 전통문화 계승발전의 시작점에서
상태바
[기고] 전통문화 계승발전의 시작점에서
  • 유태복 기자
  • 승인 2021.04.19 0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형록(서귀포시 표선면사무소)
김형록(서귀포시 표선면사무소)
김형록

표선면 성읍민속마을은 조선 시대 약 500년간 지금의 성산·남원·표선을 아우르는 옛 고을 정의현의 관청(정의현청)이 위치했던 곳으로 문화 역사적 사료가치가 매우 높은 마을이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84년에는 국가 지정 중요민속자료 제188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민속의 고장 성읍마을 산하에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국내 중요 행사뿐 아니라 해외공연에서도 대한민국을 알리는 문화사절단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는 단체가 있다.

바로‘성읍민속마을취타대’다. 요즘 코로나 여파로 국내외 정세가 좋지 않지만 2019년도까지 취타대의 활동은 제주도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국내외 전체를 아우를 만큼 정말 대단했다. 거의 모든 문화예술행사에서 약방의 감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매우 활발한 활동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정의 현감 부임 행차 의식재현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바로 성읍민속마을취타대의 취타 거리 행진이다. 그밖에 전통 민속재현 행사 때마다 취타 공연이 빠짐없이 등장했다. 취타대의 존재 자체만으로 행사 전체의 흥을 돋우는 중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취타대 구성이 외부의 전문인력이 아니라 전국 최초로 마을주민으로 구성됐다는 데에 의의가 크다. 행사나 공연 등은 줄줄이 취소·연기됐지만 표선면에서는 다가올 미래를 대비해 생업과 취타대 연습을 병행한다. 

주민들을 위해 전통문화 계승발전을 지원하는 보조사업을 매년 진행해오고 있다. 중요 무형문화재 종묘제례악 전수자를 초빙해 연 50회 강의를 진행하면서 성읍민속마을만의 정통성과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보존·전승 노력을 아끼지 않는 취타대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로 힘든 상황이지만 올해 취타대 의식연습은 제주형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맞게 추진 예정이다. 지금 당장은 사적 모임 5명 이상 집합 금지인 상황이라 섣불리 강의를 시작할 수는 없다. 또 강의내용이 실습 위주의 교육이라서 비대면으로도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 취타 연습 특성상 실제 행사나 축제 때 거리 행진과 공연 등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리허설 위주의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의 현감 부임 행차 등 민속재현 공연을 제대로 보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작년에는 공연은커녕 악기 연습 교육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날들이 많았다. 올해도 그 연장선상에서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의 노력으로 하루빨리 평안하고 온전한 우리의 일상을 되찾아 취타대가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는 그 날이 왔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