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산책: 힌두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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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산책: 힌두교
  • 김영희
  • 승인 2021.04.0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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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가 풀이한 바가바드기타(M.K.Gandhi interprets The Bhagvadgita)'책을 중심으로(2)

-'원자폭탄의 아버지' 오펜하이머와 바가바드기타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장례식과 바가바드기타
-미국 현대 음악 작곡가 필립 클래스와 바가바드기타
-간디가 바가바드기타를 풀이한 이유

1945년 7월 16일 미국 뉴멕시코 사막에서 역사적인 첫 핵실험이 실시되었다. 그 위력을 보고 놀란 ‘원자폭탄의 아버지’ 오펜하이머는 관제소 안에 있는 한 기둥을 붙들고 힌두교의 성전 <바가바드기타>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구절들을 떠올렸다고 한다.

 

   천 개의 태양의 빛이 하늘에서 일시에 폭발한다면,

   그것은 전능한 자의 광채와 같으리라.

 

여기까지는 희망의 언어였다. 그러나 불길하고 거대한 버섯구름이 솟구쳐 오르자

다른 구절을 떠올렸다.

 

   나는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

 

제우스로부터 불을 훔쳐 인류에게 준 그리스의 신 프로메테우스에 비유되는 그는 우리에게 핵이라는 거대한 불을 선사했다. 이로써 인류에게 제2차 세계대전의 종말이라는 선물도 했지만 새로운 핵무기 시대도 도래했다. 또한 그는 독일보다 앞서야 한다는 염려 때문에 아인슈타인의 건의를 받아들여 원자폭탄을 만드는 맨해튼 프로젝트를 승인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장례식장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며 애도하기도 했다.

 

   인간은 믿음으로 구성된 창조물이다.

   인간은 믿기 때문에 존재한다. (바가바드기타 17장 3절)

 

그는 힌두교의 성전 <바가바드기타>를 책 선반의 가장 가까운 곳에 두고 읽었으며 항상 친구들에게도 선물했다. 인류의 최초 최고의 거대한 폭력으로 상징되는 ‘원자폭탄의 아버지’인 오펜하이머와 해가 지지 않은 나라 대영제국으로부터 인도를 비폭력 무저항주의로 독립시킨 ‘인도 독립의 아버지’ 간디가 둘 다 <바가바다기타> 책을 좋아하고 사랑한 것은 아이러니하다.

바가바드기타를 원전으로 하는 오페라 ‘사티야그라하’을 작곡하기도 한 미국의 현대 음악 작곡가 필립 클래스는 바가바드기타를 다음과 같이 평하였다.

   

   바가바드기타가 놀라운 작품인 이유는 아주 간단한 고민에 대한 깊은 고찰을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행동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죠.

   철학책이 될 수도 있고, 종교책이 될 수도 있으며, 행동 개시를 요구하죠.

   3000년 전에 쓰인 이야기가 아직도 재미있다는 겁니다.

 

아흐메드바드에 있는 아쉬람에서 새벽 기도 시간에 간디는 <바가바드기타> 책을 한 시간씩 읽은 다음 그것에 대한 자신 생각을 말하였다. 그것을 두 제자가 받아 적어 정리하였고 책으로 엮은 것이 ‘간디가 풀이한 바가바드기타(M.K Gandhi interprets The Bhagvadgita)’ 책이다. 1926년 2월 24일부터 11월 27일까지 9개월 넘는 기간 있었던 일이다.

간디 자신도 말하였지만, 그가 그렇게 한 것은 평범한 사람-여인, 인도의 사성계급 중 최하층에 속하는 수드라(천민)-들을 위한 것이었다. 바가바드기타를 원전인 산스크리트어로 읽을 시간과 엄두가 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그렇지만 그런 도움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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