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산책: 힌두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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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산책: 힌두교
  • 김영희
  • 승인 2021.03.22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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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가 풀이한 바가바드기타((M.K.Gandhi interprets The Bhagvadgita)' 책을 중심으로(1)

 

크리슈나신은 마부이고 아르쥬나는 궁수이다. 인간의 마음 속에 불교도에게는 부처님이, 그리스도교인에게는 하느님이 모셔져 있는 것 처럼, 힌두교인에게는 크리슈나신이 있다.
크리슈나신은 마부이고 아르쥬나는 궁수이다. 인간의 마음 속에 불교도에게는 부처님이, 그리스도교인에게는 하느님이 모셔져 있는 것 처럼, 힌두교인에게는 크리슈나신이 있다.

사람은 저마다 종교를 가지고 있다. 믿음이 없으면 한순간도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기에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종교적 인간이다. 생각해보라. 오늘 내가 죽을 거라고 여긴다면 어떻게 오늘을 살 수 있겠는가. 오늘은 결코 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믿기에 오늘 하루 살아갈 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 갑자기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 않는가. 오늘 죽지 않는다는 믿음이 자신도 모르는 내면 깊숙이 있기에 살아갈 수 있는 존재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은 누구나 종교적 인간이다.

간디의 말을 빌리자면 종교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 수만큼이나 많이 있다. 같은 종교일지라도 사람마다 모두 조금씩 다르기에. 하지만 종교를 알아야 종교를 믿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종교가 너무 편중된 것 같다. 불교와 그리스도교(천주교와 기독교)에. 둘 다 외래종교다. 힌두교도 알고 이슬람교도 알아야 한다. 음식도 편식하면 건강에 좋지 않듯이 지식도 마찬가지다.

대학 시절 인도 유학을 갔다온 선배 누나에게서 힌두교의 성전인 바가바드기타 책을 선물 받았다. 간디가 산스크리트어(인도 고대어)로 된 원전을 영어로 번역하고 해설한 책이었다. 인도에서는 성경 대접을 받는 책으로 호텔에 가면 각 로비마다 비치되어 있다고 한다. 힌두교의 정수를 이 만큼 잘 전달해주는 책도 드물 것이다. 간디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마치 갓난 아기가 어머니의 젖을 찾듯이 달려가 영적 어머니와 같은 바가바드기타의 젖을 먹으면서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갔다고 한다. 그래서 간디는 이 책을 ‘나의 영적 어머니(my mother)’라고 말했다.

간디는 인류 역사상 종교적인 영역의 가치를 정치적인 영역에 끌어들여 최대의 성공을 거둔 인물이다. 불교의 석가모니와 그리스도교의 예수도 하지 못했던 일을 그는 해냈다. 앞으로 정치 지망생들은  정치적 영역에 있어서는 간디의 어깨 위에 올라 타 길을 걸어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그것은 분명 역사의 퇴보가 되리라.

인천 상륙 작전의 맥아더 장군도 ‘발전과 진보를 해 나가는 인류의 문명이 멸망하지 않으려면 간디의 정치적 신념을 받아들여 그가 걸어간 길을 가야한다’고 역설하였다. 상대성 이론의 아인슈타인도 ‘앞으로 다가오는 세대들은 인간의 살과 피를 지닌 간디같은 위대한 인물이 지구상에 우리와 같은 모습을 하고 우리처럼 걸어 다니며 살았다는 것을 믿지 못할 것’이라고 하였다.

간디 자신도 바가바드기타 책 속의 ‘소중한 말들이 시대를 초월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하면서도 깊은 영감을 주고 있다’고 하였다. 그는 이 책 속에 있는 사촌들 간의 전쟁이 오늘날 모든 인간의 마음 속에 내재 되어있는 선의 세력과 악의 세력 간의 전쟁이라고 보았다. 사실 우리 인간의 마음에는 천사와 악마가 동거하고 있다. 매 순간이 선의 세력(천사)과 악의 세력(악마)이 싸우는 전쟁터 같지 않은가.

진실되게 이 시대를 살아가려는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정치의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우리 선조들이 이룩했던 거룩한 3.1운동-간디와 중국의 5.4운동에도 영향을 끼쳤다는-의 비폭력 정신을 이어 받아 음악, 영화계 뿐만 아니라 정치 세계에서도 우리의 위대한 정신문명을 전파하는 훌륭한 정치가들이 많이 나올 것을 기대하며 이 글을 연재한다. 

또한 지금은 유명을 달리하였지만 미래의 여총장감이라며 영어도 잘하고 미인이었던 선배누나에게도 40여년 만의 미안한 마음이 담긴 번역이 조그만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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