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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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개인전
  • 김영희
  • 승인 2021.01.2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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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정원'에서
1월 16일부터 31일까지
작가가 제일 애정이 간다는 그림이다. 해바라기가 개화하듯이 작가의 안목도 개안하는 것 같다.
작가가 제일 애정이 간다는 그림이다. 해바라기가 개화하듯이 작가의 안목도 개안하는 것 같다.

자연은 신이 만든 아름다움이고 예술은 인간이 만든 아름다움이다. 예술 중 음악은 소리의 아름다움이고 그림은 색채의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운 색채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이 있다. 제주시 아라1동에 있는 ‘거인의 정원’이 그곳이다. 1월 16일부터 31일까지 ‘김미경 개인전’이 열린다.

작가는 제주시 오라동 출신이며 ‘제42회 제주특별자치도미술대전 입선(2016)’을 하였으며, ‘제16회 제주수채화협회전(2019)’, ‘프랑스 몽플뢰르 국제작은작품초대전(2019)’, ‘제주수채화협회 소품전(2020)’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는 7, 8년이 되고 있지만 비전공자다. 미술 대학을 나오고 정규 과정을 거친 것이 아니라 우연한 계기에서 그리게 되었다. 도록에서 말하고 있듯이 작가가 삶의 무게가 버거울 때 ‘그림을 그려 보세요’라는 말 한마디가 운명처럼 다가오면서.

그런 그림이 그녀의 삶을 변화시켰다. 마음에 평안과 삶의 안정감을 가져다주었다. 거친 생활의 삶에 부드러움을 선사했다. 주부로서 가족 등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하는 삶의 모습이 아닌 오롯이 자신만의 삶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그래서 작품 전시회의 주제도 ‘온전히’이다. 온전히 ‘나’를 위한, ‘나’만의 그림 작업과 ‘나’의 시선으로 표현한 작품들이다. 단순한 취미에서 시작한 그림이 삶이 되어 버렸다.

비를 좋아해서 빗방울이 소재로 많이 표현되고 있다. 해바라기꽃이 개화되는 과정이 마음에 다가와 한세상이 열리듯 꽃을 피우는 해바라기꽃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작가가 이번 전시회에 가장 애정이 가는 그림이라고 한다. 어느덧 그림은 만개한 해바라기꽃들과 빗방울이 어우러져 자연과 삶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그 후 비오는 날 유리창을 통하여 비친 세상의 모습, 특히 자동차가 헤드라이트를 켠 뒷모습이 빗방울과 어울리면서 만들어내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비오는 날 해바라기 그림’에서 ‘비오는 날 자동차 그림’으로 옮기게 되었다. 새로운 소재로의 자연스러운 영역 확장일까. 그러던 것이 그림에 자동차는 점점 소멸해 가고 빗방울만이 빚어내는 세계가 가득한 그림으로 진화하고 있다.

구상화에서 반추상화를 거쳐 추상화로 진입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할까. 그것이 자연스럽게 작가의 마음에 스며들면서 그런 여정을 밟게 되었다. 구상화를 너무 잘 그리는 화가들도 구상화에서 추상화로 넘어가는 것이 그렇게 힘들어서 선 하나 긋다 그만 둔다고 한다. 그런데 그게 자연스럽게 되다니! 작가의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손금을 보면서 ‘그림을 그려 보라’는 지인의 말처럼 이미 손금에 다 나타나 있는 것일까.

스케치를 열심히 하는 것보다 어느 정도 스케치한 후에 색채를 입히기 시작하여 작가의 마음이 들 때 손을 놓는다. 그림을 그리면서 하늘이 예전 하늘이 아니고, 나무 기둥과 나뭇잎도 예전의 것이 아니었다. 모든 사물이 새롭게 다가왔다. 해바라기가 개화(開化)하듯 그림도 개안(開眼)한 것일까.

작가가 도록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가장 고귀한 예술은 행복을 주는 거다’ 라는 말이 마음에 다가온다. 피카소도 ‘그림은 세속의 때를 씻겨 준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것으로 충분하다. 베트남 여행을 갔을 때 어느 허름한 식당에서 벽에 걸린 그림을 보고 복사된 싸구려 그림인 줄 알았는데 작가가 그린 그림인 것을 알고 무척 놀랐다. 우리나라도 각 가정에 작가들이 그린 그림이 한 점씩 걸려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절로 그 집안과 그 식당이 세속의 묵은 때를 벗겨내며 품격있는 곳으로 변하지 않을까. 김구 선생이 말한 ‘나는 우리나라가 군사 강국이 되는 것도, 경제 강국이 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문화 강국이 되는 것을 원한다’는 말이 실현되지 않을까.

처음으로 개인전을 여는 마음이 어떨까 궁금해서 물었더니 ‘그냥 저질렀다’고 애기한다. 작가가 저지른 결단에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 많은 활동과 발전을 기대한다.

문의: 010-4416-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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