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과 협력, 대화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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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과 협력, 대화하는 사회
  • 한복섭
  • 승인 2020.11.1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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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과 협력, 대화하는 사회

 

시인. 수필가 한 복 섭

 

  세월은 여름이 흘러가고 잎새가 물드는 가을의 깊이로 기울었다. 그 푸르던 지난여름 코로나19가 짓이겨버린 그렇지만, 강물은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 푸른 마음 간직하고 결실의 시절을 만끽하면서 십일월의 푸른 하늘을 이고 이 땅 위에 평화를 위하는 마음으로.

  지금 우리 사회는 각 분야에서 각자가 제 목만을 찾겠다는 이기주의와 이로 인한 충돌, 부정부패의 만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 있어서 정당 및 사회 계층 간의 갈등과 대립은 대화와 타협을 통하여 해결하는 것이 민주주의 장점이고 지향하는 길이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대립과 갈등을 민주적 방법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국민이 정치. 경제. 사회 지도자들을 불신하고 따르지 않는 데 있다. 둘째는 모두가 자기 자신의 주장은 옳고 상대방의 주장은 모두 옳지 않다는 흑백 논리, 좋게 말하면 신념의 노예가 되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셋째는 진정한 대화의 부재이다. 우리는 이러한 생각으로 인하여 그동안 엄청난 정신적인 고통과 경제적 손실을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되리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새로운 21세기의 새로운 국가의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 취직을 하고 취임하면 국정, 정당 그리고 기업 회사, 자기가 맡은 분야의 청사진을 펼쳐놓는다.

  희망과 야심에 찬 비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비전의 실현을 위하여 일해야 할 국민, 사원 노동자들의 공감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감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지도자의 행동이 비전에 비친 것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며칠 전의 일이다. 시내 어느 장애인복지관, 실내 경기장에 들른 적이 있다. 그곳은 필자가 거의 메일과 같이 들르는 곳이라 남녀 구분할 것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오랜만에 탁구경기를 하면서 응원하는 것을 보며 놀란 적이 있다. ‘이겨라 이겨라 우리편 이겨라 우리 편이 최고야.’라고 말하면

  ‘아니야 우리 편이 최고야.’ 반대쪽에서 응 수 하는 것이다. 참으로 활기에 찬 모습들이 보기가 좋았다.

  이렇게 우리는 어렸을 적부터 상대방을 전면 하는 흑백 논리에 젖어 살아온 것이다. 우리는 상대방이 보잘것없고, 추하고, 가진 것이 없고, 그리고 능력이 없어도 그들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

  자유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자기주장이 옳다는 신념 자체를 나쁘다고 매도할 수 없다. 문제는 사회 현실을 무시하고 자기주장만을 고집하는 것이다. 이러한 논리는 현실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않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우리는 대화와 타협의 부족으로 문제의 해결보다는 일을 망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진정한 대화는 누구든지 말할 자유를 가지며 할말은 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한 가정의 부모, 회사 사장, 일방적으로 말을 하고,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도 여러 이유로 말을 못 한다면 이것은 진정한 대화가 아니다. 상대방 존중부터 실천해야 그렇다고 아무 말이라고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연상해 본다. 극단적인 말의 표현과 격정의 표출, 고성, 삿대질, 몸싸움, 도저히 지성인들의 취할 태도가 아니다.

  이러한 풍경은 우리가 살아가는 인간 세상, 우리의 가정, 직장,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 자신의 논리적 주장을 피력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격정에 휘말리지 않는 성숙한 대화와 공동체적인 삶을 위한 양보와 타협을 통해 어려운 현실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함으로써 이 추워가는 겨울을 훈훈하게 보낼 수 있었으면 한다. 화합과 협력으로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를 위하여.

  저녁 무렵, 산책길을 나섰다. 길가 돌담장 안으로 노랗게 익어가는 탐라의 감귤 하며 저 멀리 짙푸른 산이며 알록달록 붉게 물들고 있는 십일월의 숲을 바라보면서. (2020.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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