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란 시인, 두 번째 시집 『고인돌 같은 핑계일지라도』 펴내
상태바
김순란 시인, 두 번째 시집 『고인돌 같은 핑계일지라도』 펴내
  • 유태복 기자
  • 승인 2020.09.17 11: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순란 시인
김순란 시인

김순란 시인(59)은 두 번째 시집 『고인돌 같은 핑계일지라도』를 오곡이 익어가는 가을빛에 펴내어 익은 냄새를 풍기고 있다.

김순란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우리 동네 이야기를 모르고 있었다. 우리 마을에 아픈 이야기는 어릴 적부터 알아서 뭐 하냐고, 모르는 게 약이라고 들어왔다”라며. “지난 이야기는 몰라야 하고 무엇을 숨기려 했는지 이제는 알아야겠다. 잊혀가는 것들을 찾아봐야겠다. 소소한 이야기부터 되새김질하면서 하나하나 풀어가야겠다. 2018년 첫 시집 순데기를 펴고 나서 두 번째 시집을 엮는다. 세상이 달라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번에 펴낸 『고인돌 같은 핑계일지라도』에는 제1부 ‘섬에 부는 바람’ 편에 18편 제2부 ‘서둘지 마라’ 편에 19편, 제3부 ‘부탁이 있어’ 편에 18편 제4부 ‘앞선 편지’ 편에 17편 총 72편의 시와 해설 편에 양영길 문학평론가의 ‘신들을 향한 신원, 그 부조리의 시학’의 수록됐다.

양영길(시인) 문학평론가는 “김순란 시인의 시의 행간에는 ‘작은 빛의 반려’가 있다. 촛불이라는 침묵하고 있는 존재의 신음소리를 들으면서 자신을 찾는 외로운 몽상을 하고 있다”라며. “시인의 내적 심리는 ‘외부적 요인을 대신하는 심리적 기제’, ‘타자로부터의 단절감’, ‘이방인 의식’, ‘자기 경험의 무질서에 대한 방어기제’, ‘환상과 사실 사이의 모호한 스탠스’들을 통해 투사되고 있다. 더욱이 친숙한 대상을 낯설게 하여 일정한 거리두기를 통한 ‘소외 효과’도 얻어내고 있다.”라고 평했다.

이어 “우리들은 어쩌면 부조리한 상황에서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안위에 갇혀 있는지도 모른다. 시인은 ‘달콤한 불쾌감’, ‘아롱아롱 피어나는/ 나른한 아지랑이’(「우려낸 찻물은 누가 마실까」)에 취해 길들이고 낯익은 것들로부터 친근감을 빼앗기고도 오히려 시간에 대한 자유의 분방함을 만끽하고 있다”라고 시집 해설에서 호평했다.

김순란 시인은 2015년 『문학광장』을 통해 등단 후 그동안 작업해온 시작(詩作)을 한데 모아 『순데기』 시집을 독자들에서 처음 선보인 후 두 번째 시집 『고인돌 같은 핑계일지라도』를 펴낸 것이다.

김 시인은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해녀의 딸로 출생, 만학으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2015년 『문학광장』 신인상을 받았다. 〈돌과 바람〉 문학동인으로 활동하며. 여가를 만들어 한라산과 오름을 즐기고, 제주시에서 ‘천연염색 갈마실’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김 시인의 시집 『고인돌 같은 핑계일지라도』는 인쇄처 : 으뜸사, 펴낸 곳 : 국학자료원 새미(주), 펴낸이 : 한선희. 편집 디자인 : 우정민 우민지,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의 2020년도 문화예술지원 사업에 후원을 받아 발간됐다. 값12000원

김순란 시인, 두 번째 시집 『고인돌 같은 핑계일지라도』 새미 발행, 펴낸이 한선희, 값12000원
김순란 시인, 두 번째 시집 『고인돌 같은 핑계일지라도』 새미 발행, 펴낸이 한선희, 값12000원

 

‘우리가 바라는 건’
 

먼동이 가까워지면
길들이 기지개를 켠다

새들은 교통신호 없이도 날아다니고
물에 것들은 횡단보도 그뭇 없이도
별 탈 없이 흘러 다니는데
땅에 것들 턱을 세워 네 길 내 길 구분해 놓곤
가다 서고 가다 서며
거친 소릴 질러댄다

침묵하는 것들은 바보가 되고
소리 지르는 것들은 의기양양하다
태극기로 와이셔츠를 만들어 입고
늙수레한 시대의 권력을 떠들어대며
냄새나는 후줄근한 양복 깃에
녹슨 배지들을 서너 개 매달고
삭아 내린 목소리로
동해물과 백두산이를 불러댄다

새들도 제 목소리를 내며 날고
헤엄치는 것들도 뻐끔대며 뭐라 하는 것 같은데
어둠이 내리면
길은
소리 없이 촛불 하나씩 밝힌다

 

김순란의 시 ‘우리가 바라는 건’ 전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