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중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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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중 초대전
  • 김영희
  • 승인 2020.09.1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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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중 작가 초대전-9월 28일 까지 현인 갤러리에서

자연은 신이 만든 아름다움이고 예술은 인간이 만든 아름다움이다. 예술 중 음악은 소리의 아름다움이고 그림은 색채의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운 색채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이 있다. 신제주 남녕고등학교 맞은편 이화 오피스텔 2층 ‘현인 갤러리(관장 김 정무: 010-2988-6901)’가 그곳이다. 9월 15일부터 28일까지 ‘이석중 초대전’이 열린다.

작가는 전남 영광 태생이고 전북 익산 원광대학 미술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했다. 익산 미술협회 지부장을 맡고 있으며 전라북도 미술 대전 대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및 입선을 했다. 지금까지 개인전을 23회 가졌으며 이번이 24회째이다. ‘삶-동행’이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다.

그림마다 백로가 나오는 데 작가가 즐겨 사용하는 소재이다. 백로는 민화적으로 부귀, 명예, 권세를 얻어 입신출세하거나 대성을 기원하는 동물이다. 여말선초에 정몽주의 어머니가 아들이 이성계를 문병하고 이방원의 연회에 초대받고 가려고 하자 이를 경계하여 ‘백로가’라는 시조를 지었다고 한다. ‘까마귀 우는 데에 백로야 가지 마라’라고 하는. 백로는 깨끗한 선비를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가가 사는 익산시 주변엔 군산시, 김제시, 완주군에 걸쳐 펼쳐진 만경평야가 있다. 그곳에서 제일 먼저 봄소식을 알리는 새가 백로라고 말한다. 누구나 태어난 고향과 사는 땅이 엄청난 영향을 주듯이 작가에게도 매한가지이다. 그림 속 백로의 모습은 저마다 다른데 사람을 백로에 이입해서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자연과 백로(동물)는 인간과 더불어 삶의 동반자이자 동행하는 벗이다. 그래서 주제가 ‘삶-동행’이던가.

그 전 작품까지는 화면을 꽉 채우는 그림이 대부분이었는 데 이번 전시부터는 덜어내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동양화에서 여백의 미가 강조되듯이. 구상화에서 추상화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라고나 할까. 역시 삶도 더하기보다는 빼기가 어렵다. 마음을 비워야 불필요한 것들을 뺄 수 있다. 노자도 ‘위학일익(爲學日益) 위도일손(爲道日損)’이라고 말하였다. ‘학문을 함에는 하루하루 더해나가야 하고 도를 추구함에는 하루하루 덜어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덜어 가는 생략의 미 속에서도 서양화 기법의 맛인 붓의 터치는 그림 곳곳에 남겨져 있다. 동양화와 서양화의 융합의 미가 느껴진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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