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이동권을 침해하는 아시아나항공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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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동권을 침해하는 아시아나항공 1
  • 강태용
  • 승인 2019.11.04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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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달 28, 29일 부모님과 함께 아시아나항공 제주-김포 왕복 노선을 이용하며 겪은 일을 알리고자 한다.

우선, 필자는 지체장애인으로 거동을 전혀 하지 못하고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다.

28일 제주공항 카운터에서 좌석 배정을 받는 중 문제가 생겼다. 원래 아시아나항공은 이코노미 클래스의 가장 앞 좌석인 10열을 교통약자를 위해 판매를 하지 않아서 10열을 배정해달라고 하였지만 얼마 전부터 9000원의 추가 요금을 받고 출발시간 24시간 전까지 판매하기 시작해서 이미 10열에 빈자리가 없다며 배정을 해주지 않았다.

그렇다면 나와 같은 교통약자가 비행기를 어떻게 타느냐고 카운터 직원에게 항의했지만 상부에서 지시가 내려왔는데 본인보고 어떡하냐면서 되려 따져 물었다.

필자는 예약된 병원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2열을 배정받고 탑승을 하였다.

결국 필자의 아버지께서 필자를 휠체어에서 한 번에 들고 앉힐 수 있었던 10열에 앉지 못하고 내 몸의 반 밖에 안될 정도로 작은 기내용 휠체어를 타고 12열까지 들어가서 앉히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그렇게 힘들게 앉고 10열을 보니 사지 멀쩡한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참으로 기분이 이상했다.

김포공항 도착 후 좌석을 미리 배정받기 위해 1588-8000으로 전화해서 10열을 구매하려고 했으나 이미 10열은 다 팔려서 어쩔 수 없이 또 12열을 받았다.

29일 모든 일정을 끝내고 제주로 돌아가기 위한 비행기를 탔다. 아시아나항공 8975편 전날 12열을 받았지만 카운터에서 빈자리가 있다고 11열로 바꿔주었다. 큰 의미는 없었지만.

문제는 비행기에서 내릴 때 생겼다. 출구가 건물로 연결된 게이트가 아닌 계단이었다. 하지만 휠체어 이용 고객을 위한 리프트 차량이 있기에 다른 승객이 다 내릴 때까지 별생각 없이 기다렸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리프트 차량이 안 오길래 승무원에게 리프트 차가 왜 안 오는지 물어봤는데 리프트 차가 고장이 나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 후 비행기에서 내리는 걸 도와주러 온 남직원에게 어떻게 내려야 하는지 물었는데 걸어서 내려가거나 본인이 업어서 옮기면 된다고 너무나 쉬운 일처럼 얘기를 했다. 그러나 필자는 거동을 전혀 할 수 없고 80KG이 넘는 거구라서 업어서 그 높은 계단을 내려가기는 너무 위험한 방법이었다.

여러 명이 필요한 일이기에 직원을 더 데려오게 하고 들것으로 여럿이 들어서 내려가자고 했다. 근데 공항에는 들것이 없다는 말도 안되는 말을 했다. 그래서 직원에게 따져 물었다. 왜 출발하기 전에 리프트 차가 고장 난 것을 전달받지 못했는지 그러자 제주공항 측에서는 김포공항에 전달을 했다고 했다. 하지만 필자는 출발하기 전 김포공항에서 전달을 받지 못했다. 필자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어떻게 이렇게 안일하게 일을 하는 건지.

도와줄 직원들이 오고 어떻게 할 건지 묻자 네명이서 팔 한쪽씩 다리 한쪽씩 들고 내려가자고 했다. 그 말을 듣자 정말 화가 났다. 필자의 몸이 약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부상의 위험이 있는 데다가 설령 괜찮다 하더라도 그렇게 끌려가듯 내리면 필자의 인권은 어디로 가는 건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국은 휠체어를 타고 4명이 들고 겨우겨우 내려갔다. 내려서 공항 건물로 갈 때 직원에게 리프트 차가 몇 대가 있냐고 묻자 1대뿐이라고 했다. 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대책 없는 운영에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국내 최대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이럴 수가 있는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시아나항공에 말합니다. 장애인도 고객입니다. 장애인 이동권을 빼앗아가는 운영 개선하세요.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 다음 글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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