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 고상구, 개인 서예전 갤러리카페지오에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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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 고상구, 개인 서예전 갤러리카페지오에서 개최
  • 유태복 기자
  • 승인 2020.07.06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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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 고상구 서예전 바로 지금의 가 볼 때다!’
봉산 고상구 개인 서예전이 갤러리카페지오에서 개최하고 있다.
봉산 고상구 개인 서예전이 갤러리카페지오에서 개최하고 있다.

 

봉산(鳳山) 고상구 서예전이 7월 1일(수)~20(월)일까지 갤러리카페 지오(커피숍 겸 갤러리 : 제주시 도남로3길 6 / ☎064. 724. 5201)에서 오전11시~ 오후 20시까지 무료관람 전시가 문을 열었다.

코로나 사태로 전시가 힘든 이때 먹 향기와 커피를 만났을 때 기분은 어떨까? 40여 년간의 피와 땀의 맺힌 묵향과 커피 향이 아스라한 밀고 당기기를 즐겨볼 시간이 바로 요즘이 아닌가 싶다.

봉산 고상구 작가는 40여 년 전 소암 현중화 선생 문하에 입회하여 붓을 잡으면서, 서도에 매진하고 있으며 현재 묵향이 찐한 ‘제주소묵회’를 지도하고 있다.

고상구 (鳳山)작가는 제주시 봉개동 출생, 제주소묵회원으로 출품경력은 제주소묵회전. 전소묵회전. 소암 현중화 선생 추모전, 서예문인화총연합회전, 해정 박태준 선생 추모전 등이 있으며, 수상경력은 제주 제주서예문인화 작가상, 초대작가 한국서도협회제주지회 백파상 등이다.

봉산 고상구 개인 서예전이 갤러리카페지오에서 개최하고 있다.
봉산 고상구 개인 서예전이 갤러리카페지오에서 개최하고 있다.

 

아래는 전시 작품 내용설명을 소개한다.

세한연후, 지송백(歲寒然後 知松柏)

이 구절은 논어 자한 편의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야(歲寒然後 知松栢之後凋也)”에서 온 것이다. 소필로 적은 작품의 내용은 추사 세한도의 내용을 적은 것이다. 세한도는 제자 이상적에게 유배온 자신을 잊지 않고 생각해주는 고마움을 담았다. 올해는 추사가 유배온 지 180주년 되는 해이다.

함유일덕(咸有一德) : 함유일덕은 원래 서경의 편명이다. 함유일덕이란 올바른 도를 깨우쳐 어느 경우에도 결코 흔들림이 없이 확고한 덕을 갖고 있음을 말한다. 이 작품은 함덕에 사는 친구의 청으로 써 준 글씨이다. 함덕과 함유일덕이라는 작품이 묘한 여운을 남긴다.

안신회지(安信懷之) : 논어 공야장에 있는 구절을 썼다.

공자의 제자인 자로가 스승의 포부를 듣고 싶다고 묻자 공자가 대답한다. "노자(老者)를 안지(安之)하며 붕우(朋友)를 신지(信之)하며 소자(少者)를 회지(懷之)니라." "나이든 분을 편안하게 해드리고 벗에게는 미덥게 하고 젊은이는 감싸주고 싶다"라는 것이다. 공자의 인생관이 잘 드러난 구절이다.

이 작품은 같이 한문공부하는 친구에게 써준 글이다. 한문공부를 하다가 성산으로 야유회를 갔었는데, 친구가 “老者安之 朋友信之 少者懷之”라는 구절이 좋다고 하면서 써달라고 청했다. 이에 식당에서 먹을 갈고 즉석에서 쓴 글이다. 즉흥적이면서도 순간적인 붓의 움직임이 매력적이다.

치중화(致中和) : 중용의 한 구절을 썼다. 원문은 “喜怒哀樂之未發, 謂之中; 發而皆中節, 謂之和. 中也者, 天下之大本也; 和也者, 天下之達道也. 致中和, 天地位焉, 萬物育焉. ” 이다.

중(中)과 화(和)를 지극히 하면, 하늘과 땅이 자리를 잡고 만물을 키워낼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글은 제주대학교 부총장이신 변종헌 교수에게 써 준 글이다. 대학교육의 임무를 담당하는 사람에게 딱 맞는 구절을 적은 것이다.

봉산 고상구 개인 서예전이 갤러리카페지오에서 개최하고 있다.
봉산 고상구 개인 서예전이 갤러리카페지오에서 개최하고 있다.

 

누실명(陋室名) : 당나라 유우석의 『누실명』을 적었다. 누실명의 첫 구절은 이렇다. “산은 높지 않아도 신선이 살면 명산이요, 물은 깊지 않아도 용이 살면 신령한 물이다. 이 집은 누추하나 오직 나의 덕은 향기롭다.”

사람들은 모두들 좋은 집에 떵떵거리면서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인덕(人德)이 돈으로 발라버린 공간에 사람의 향기가 있을까? 부동산에 목매며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이 과연 옳은 방향인가를 고민하게 한다.

중용지도(中庸之道) : 중용의 한 구절을 적었다.

먹 빛이 재미있다. 진한 듯 옅은 듯.... 이 작품은 한 카페에서, 중국술 마오타이를 마시다가 그 마오타이를 벼루에 넣고 먹을 갈고 글을 썼다. 작품을 보고 마오타이 향을 느끼고, 작가의 풍류를 알 수 있다면, 당신도 분명 한 풍류하시는 분일 것이다.

이 작품을 느끼고 요청한 분은 전 서귀포 시장 김형수 님이시다.

장진주사(將進酒辭) : 정철의 장진주사 일부를 적었다.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의 고향집에 벚나무가 있었다. 그 아래에서 막걸리 한잔 마시다 흥에 겨워 먹을 갈고 붓을 적신 것이다. 그 흥취와 풍류를 그 누가 알아줄까.

계명(鷄鳴) : 추사 김정희의 시를 적었다.

이 작품은 행서, 초서, 예서, 전서가 화선지를 나누고 있다. 통상적으로 한 체를 쓰는 것이지만, 작가가 이렇게 여러 체를 한 번에 쓴 것은 예술적 시도이며, 필희(筆戱)라고 할 수 있다. 글의 내용 중에 “늙어지니 베개 위에서 닭 울음을 기다리게 되네”라는 구절이 있다. 이 작품을 청한 사람은 새벽에 일어나 일찍 하루를 시작하는 분이라고 한다.

부채 : 콜라보 작품이다. 그림은 영파 조규임이 그렸고, 여기에 작가가 화제를 썼다. 옛 사람들은 자신의 영역만을 고집하지 않고, 늘 어울리려고 하였다. 이 작품은 그림과 붓글씨가 모두 자신의 영역을 지키면서 어울리고 있다. 화가와 작가는 나이가 40살 가량 차이가 난다. 세대를 넘어서는 공감을 느끼게 한다.

도예 : 도자 접시에 썼다. 도자기는 심헌도예원에서 만든 것이고, 그 위에 바로 붓으로 글을 쓴 것이다. 한묵유희(翰墨遊戱)라고 썼다. “글과 먹을 가지고 노는 것”을 말한다.

高永夏 詩 漢拏山

經春晩雪積深谷 봄이 지난 만설은 깊은 골에 쌓여있고

捲霧高峰近上天 안개 걷힌 고봉은 하늘에 닿을 듯

한라산은 제주 사람의 고향이다. 제주소묵회에서 예전에 한라산을 주제로 작품전을 한 적이 있었다. 이때 작가가 보인 작품이다. 예서의 온화하면서도 강한 붓 터치를 느낄 수 있다.

李舜臣 詩 陣中吟

誓海魚龍動 바다에 맹세하니 물고기와 용이 움직이고

盟山草木知 산에 맹세하니 초목도 알아주도다.

굳은 맹세를 할 때에 서해맹산(誓海盟山)이라는 말을 한다. 그 출전이 바로 이 시 구절이다. 유려하면서도 강한 붓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연하장 : ‘귀지헌 김순택, 심타원 김정심’에게 보낸 연하장이다. 이 두 사람은 부부관계이다. 작품을 보면 서로 같은 듯 다른 구성을 하고 있는데, 포개놓으면 마치 한 방을 쓰는 부부와 같은 구성이 돋보인다.

봉산 고상구 개인 서예전이 갤러리카페지오에서 개최하고 있다.
봉산 고상구 개인 서예전이 갤러리카페지오에서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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