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기행 17코스: 광령1리 사무소에서 간세 라운지까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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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기행 17코스: 광령1리 사무소에서 간세 라운지까지(7)
  • 김영희
  • 승인 2021.11.29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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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본 고도원의 아침 편지 1위
가슴에 품고 사는 불가의 게송
외제 차와 요트
도두봉 정상의 도원봉수대터

   

도두봉을 오르면서 내다본 도두항의 풍경. 저 멀리 아스라이 수산봉과 고내봉의 모습도 보인다.
도두봉을 오르면서 내다본 도두항의 풍경. 저 멀리 아스라이 수산봉과 고내봉의 모습도 보인다.

 

   길만큼 좋은 스승은 없다. 길은 종합선물세트다.

   책과 선생님과 건강이라는 선물을 무상으로 안긴다.

   길이라는 책과, 길이라는 선생님과, 길이라는 건강을 깨닫게 되면       

   길의 무한 성에 성큼 다가선 것이다. 모든 교육은

   경제적인 문제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길은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는다.

   참 교육자를 만나기 쉽지 않은 현실이지만 길은 언제나 예외다.

   길의 위대성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가장 많이 본 아침 편지 1위를 기록한 글이다. 아침이면 아들, 딸, 며느리, 아내에게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보내면서 나의 하루를 연다. 아침에 읽는 아침 편지는 상쾌한 공기와 함께 상큼한 생각에 잠기게 한다.

올레길을 걸으면서 얻게 되는 것을 콕 집어서 대신 얘기해 주는 것 같아 더없이 고마운 글이다. 길은 펼쳐진 책이 되고 무언(無言)의 스승이 되고 덩달아 건강까지 안겨준다. 참 교육장(場)이 된다.

 

 

요사이 도두항에는 부쩍 많은 요트들이 보인다. 뉴질랜드 북섬 요트의 도시 오클랜드를 생각나게 한다.
요사이 도두항에는 부쩍 많은 요트들이 보인다. 뉴질랜드 북섬 요트의 도시 오클랜드를 생각나게 한다.

 

    내게 경전 한 권이 있으니(我有一卷經)

    종이와 먹으로 된 것이 아니네(不因紙墨成)

    펼치면 한 글자도 없지만(展開無一字)

    언제나 온 누리를 밝히네(常放大光明)

 

내용이 좋아 항상 가슴에 품고 사는 불가(佛家)의 게송이다. 길을 걷다 보면 이미 내 안에 있는 경전 하나가 절로 펼쳐지는 것 같다.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깨닫고 알게 된다. 존재의 중심으로 들어가는 참 여행이 되어 간다. 내향(內鄕)을 넘어 심향(心鄕)을 향하여 가는.

도두항교를 지나 도들봉(도두봉)을 오른다. 바닷가 쪽 도두봉(표고 65.3m) 뒷편으로 해서 오른다. 목재데크 계단이 잘 놓여 있다. 도두항이 내려다보이고 저 멀리 올레 16코스에서 만났던 수산봉과 고내봉도 아스라하다. 도두항에 요사이 요트들도 꽤 많이 보인다. 2005년도에 뉴질랜드와 호주에 부부 여행을 간 일이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멋있고 값비싼 자가용을 갖고 싶어 한다면 여기서는 요트라고 안내자가 한 말이 기억난다. 뉴질랜드 북섬 요트의 도시라는 오클랜드 항구에 즐비하게 늘어선 많은 요트를 보고 적이 놀랐다. 비록 눈으로지만 새로운 문화의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문화 충격이었다. 우리들의 여가 행태도 선진화되어가는 걸까. 어떤 사람이 제주도 사람들이 요새 외제 차를 아주 선호한다고 하던데 외제 차를 넘어 요트로.

앞으로 더 가야 할 올레길 17코스 여정이 펼쳐저 있다. 저 멀리 사라봉도 보인다.
앞으로 더 가야 할 올레길 17코스 여정이 펼쳐저 있다. 저 멀리 사라봉도 보인다.

도두봉은 야트막하지만 오르면서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올라서서는 사방이 탁 트인 전망이 그만이다. 그것도 시내 가까이에 있는 오름에서. 사라봉과 별도봉과는 또 다른 맛이다. 한라산과 태평양을 마주한다. 들고나는 비행기들을 보는 것 또한 묘미다.

정상에는 도원봉수대터가 있다. 도두봉을 도원봉이라고도 불렀다. 동쪽으로 사라봉수대, 서쪽으로 수산봉수대와 교신하였다.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횃불로. 평시에는 한 번, 적선이 나타나면 두 번, 적선이 해안 가까이 오면 세 번, 상륙하거나 해안 접전하면 네 번, 상륙하여 접전하면 다섯 번 올렸다고 한다. 그 시절 봉수대에서 불을 때는 사람과 세심히 관찰하는 병사의 노고를 생각하면 새삼 전화기를 발명한 벨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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