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립 시집 『벌레 한 마리의 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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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립 시집 『벌레 한 마리의 시』 발간
  • 장혜경 기자
  • 승인 2021.11.26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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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출신 김승립 시인이 지난 29일 시집 『벌레 한 마리의 시』를 출간하였다.

김승립 시인이 노래하는 사랑은, 어떤 때는 개인의 실존 차원에서 그리고 어떤 때는 구체적 대상에 대한 감정의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그것은 그만큼 시인이 사랑의 기운에 휩싸여 있다는 실증이기도 하면서, 시적으로는 ‘사랑’에 대한 변주와 깊이를 향하는 반복으로 읽어야 마땅하다.

왜냐하면 김승립 시인은 구체적 개인의 정서 상태인 사랑과 현실에 대한 역사적/윤리적 태도로써의 사랑을 일치시키려고 하기 때문이다.

김승립 시인이 ‘사랑의 힘으로’ 시를 쓴다고 말했듯이, 제주의 시공간에만 머물지 않는 시인의 시각을 독자들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제주의 역사와 제주라는 공간에 대한 시편들에서도 변함없는 ‘사랑의 힘’을 발견할 수 있다.

이번 시집에는 ‘사랑의 이름으로’외 60여 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특히 3부와 4부에서는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에서 살아 온 작가의 제주라는 공간과 제주의 역사를 ‘제주에 오면’, ‘제주 바람’, ‘붉은섬’, ‘이덕구의 숟가락’ 등으로 제주 자연과 함께 제주4ㆍ3의 아픔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김대현 문학평론가는 “김승립 시인은 벌레의 눈으로 사랑을 이야기하는 시인이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사랑은 다정하고 부드러운 사랑만은 아니다. 자신의 몸을 내어 타인에게 밥을 먹이는 사랑, 찢기고 피흘리는 타인의 고통을 눈물을 흘리며 기록하는 사랑이 시인의 사랑이다.”라고 하였다.

김승립 시인은 1986년 개간 [외국문학]으로 등단하여 시집 「등외품」, 시화집 「시여, 네게로 가마」 등을 발간하며 꾸준한 창작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가령, 네 눈물 같은 거/삶이 버거울 때, 입술 깨물다가/간신히 방울방울 맺히는/보석 같은 거 // 사랑해본 일이 있는가 // 가령, 네 콧등의 뾰루지 같은 거/예고 없이 불현듯 돋아/귀찮게 삶을 간지럽히는/확증(確證) 같은 거 // 사랑해본 일이 있는가 // 꽃은 외려 바람의 시샘으로 피어나는 법/언뜻 흐리다 개고/다시 흐려지는/네 마음의 풍경 // 사랑해본 일이 있는가 // 뜨락에 비 듣고/꽃잎 파르르 떨릴 때/비로소 꽃잎으로 눈뜨는/네 순결한 성(性)의 깊이  -「존재의 이유」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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