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의 하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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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의 하루 (1)
  • 임상배 기자
  • 승인 2020.02.25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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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덩쿨로 된, 길이 없는 길을 만들며 기어가는 것이 장애인편의시설?
계단을 오르고 내리기 위하여 잠시 앉아 있는 모습

예전에는 목발을 양손으로 잡고 사회활동을 했었으나 나이를 먹어서인지, 집 입구 계단에서 목발이 미끄러지면서 근육이 파열되고 나서인지는 모르지만 아프고 나서부터는 양손으로 목발을 지탱하면서 걸어 다닐 수가 없게 되었다.

따라서 이젠 휠체어에 몸을 싣고 출퇴근하는데 날씨에 관계 없이 도와 주는 분들이 있지만, 이동약자들에게 사회환경이 예전과 비교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휠체어에 의지하는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이 바라볼 때는 대수롭지 않게 보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높은 울타리로 막혀 있다는 것을 곳곳에서 볼 수가 있다.

이 높은 울타리를 제거해주시는 분이 있기에 지면을 통하여 전하고 싶은 분이 있어 말하고 싶고 또한 장애인편의시설에 대해 게재를 하고자 한다.

먼저 높은 울타리를 제거해주시는 고마운 분은 바로 제주특별자치도장애인총연합회 장애인특별운송차량을 운전하는 윤철진 주임이다.

윤주임은 내가 휠체어를 타고 다니면서 가지고 다닐 수 없는 도시락과 가방 등을 마다하지 않고 웃으면서 일주일 2~3회 장애인특별운송차량을 이용하여 나를 출퇴근을 시켜주고 있다.

장애인단체에서 장애인들을 위하여 봉사한다고 하지만 혈족 관계도 아니고 아무런 연고도 없는데 짜증스런 모습은 찾아볼 수도 없거니와 항상 밝은 모습으로 언제나 얼굴엔 미소를 지으면서 도시락과 가방을 본인 것처럼 친절하게 자동차에 싣고 집까지 나의 손과 발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처럼 이동하는데 도움을 받고 있는 것에는 늘 감사를 하며, 무거운 휠체어를 끌고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나 나에게는 늘 장애인이라는 이유 때문인지 아니면 몸이 따라주진 않는 것인지는 몰라도 나는 장애인편의시설과는 거리가 멀고 희망 사항이라는 것에 불과할 따름이다.

뉴스에 의하면 임산부·장애인 등 이동에 불편이 없도록 제주 도정에서는 한다고들 하는데 내가 살고 있는 집이나 주변 등 일반적으로 자동차를 타고 가다 보면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과 같은 것일 뿐, 이라는 것을 느끼고 보게 된다.

느끼고 보게 되는 것들을 예로 들어보라고 한다면, 자동차가 다니는 아스팔트는 넓고 평평하고 차량들이 흔들림 없이 잘도 가는데 진작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에는 휠체어는 가지도 못하게 한 곳이라든가, 내가 매일 출퇴근을 하는 집의 계단은 나에게는 길이 없는 길을 만들며 기어가는 것과 같은 기분이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걸어가는 계단에 나 홀로 잠깐 있을 때는 앉기 좋은 곳이니까 잠시 피곤하니까 쉬는 사람으로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쉬는 것이 아닙니다.

보는 사람들이 없을 때면 계단을 오르고 내리기 위하여 매일 두 손으로 기어 다니며 사진처럼 일상화 된지 오래됐습니다. (다음에 계속)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 수중재활센터 부유생

 

제주특별자치도장애인총연합회 장애인특별운송차량을 운전하는 윤철진 주임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일상생활에서 겪었던 경험과 불편사항들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하여 당사자가 직접 기고한 내용이며 고마운 말을 전하고 자 한 것입니다. 또한 이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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